URL: https://youtu.be/kwjU4w89VZs 날짜: 2026-07-12 채널: 손석희의 12시 (MBC 라디오) 출연: 손석희(DJ), 김겨울(진행/작가), 송길영(마인드 마이너), 이종범(웹툰 작가·스토리텔링 전문가)
📌 핵심 질문 / 이 영상이 다루는 핵심 논점
일요일 코너 "사색"에서 네 사람이 ==AI 시대에 사람은 왜 여전히 읽고 써야 하는가==를 주제로, 종합독서율 하락과 작가 지망생 증가라는 역설, AI가 쓴 문장과 인간이 쓴 문장을 구분하는 OX 게임, 프롬프트를 잘못 쓰는 사람들의 유형, "인공지능이 나왔는데 책을 왜 읽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을 나눈다.
- 이날은 진행 방식이 뒤집혀 김겨울이 질문자, 손석희가 답변자 중 한 명으로 참여하는 특별 회차다
- 네 사람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낸 저자이며, 각자 "읽다 만 책"을 한 권씩 들고 나와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 AI가 생성한 문장 3개를 놓고 실시간 OX 퀴즈를 진행하며, 이종범 작가(스토리텔링 전문가)만 유일하게 정답을 맞히는 장면이 핵심 하이라이트다
1. 읽다 만 책 소개 — 네 사람의 현재 독서 상태
1.1. 각자 가져온 책과 그 이유
- 이종범 작가 — 스즈키 유의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
- 책의 설정: 괴테 연구자인 주인공이, 아내의 티백에 적힌 "괴테가 한 말"이 실제로 괴테가 한 말인지 집요하게 추적하는 소설
- 읽다 만 이유: "책의 호흡과 지금 내 일상의 호흡이 안 맞았다"며, 산책의 속도인 책을 철인삼종 경기 같은 업무 강도 속에서 충분히 음미하지 못해 덮어뒀다고 설명
- 송길영 작가 — 조기현 작가의 『새파란 돌봄』
- 저자 배경: 조기현 작가는 아버지가 20살 때 쓰러져 청년 돌봄을 했던 경험을 다룬 에세이 『아빠의 아빠가 됐다』의 저자이며, 이번 책은 비슷한 처지의 청년 돌봄자 7명을 인터뷰한 르포
- 읽다 만 이유: "내용은 좋은데 슬퍼서 끝까지 읽을 수가 없어 몇 번을 시도했지만 완독 못 했다"며 "대신 읽어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백
- 손석희 DJ — 크리스토프 드뢰서의 『음악 본능』
- 책 소개: 독일 언론인 출신 저자가 음악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음악으로 풀어낸 뇌의 비밀"을 다루는 책
- 개인적 맥락: 2016년경 한 번 재밌게 읽었던 책이며, "손석희의 12시가 늘 주장하는 국제 시사와 음악"이라는 프로그램 정체성과 맞아 다시 집어들었다고 설명
- 김겨울 진행자 — 이승현 작가의 『손절 사회』
- 책의 문제의식: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정신 건강을 최우선하며 서로 돌보고 상처를 나누기보다 무조건 행복만을 목표로 하는 이유를, 모든 인간관계를 투자·손절·낭비로 보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관점 때문이라고 짚는 책
- 비고: "읽다 만 책"이 아니라 현재 읽고 있는 책으로 소개하며 이종범 작가도 같은 책을 사려다 이 책을 골랐다고 언급
1.2. 첫 책을 냈을 때의 기억
- 김겨울: 뻔뻔할 정도로 첫 데뷔작을 좋아했다고 회상
- 송길영: 첫 책 『핵개인의 시대』가 나온 날 스스로 "내가 핵개인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그날 바로 회사를 그만뒀다는 일화 — "자신이 쓴 글에 스스로 설득당한" 사례
- 손석희: 현업을 쉬거나 떠났을 때만 책을 썼으며, "작가"로 불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지금도 있다고 밝힘 — 논픽션이라 팩트에서 벗어난 것을 쓰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고 설명
- 이종범: 웹툰 작가 스스로도 자신의 책에 대해 "저자는 맞지만 작가는 아니다"라는 태도를 갖고 있었으나, 김겨울은 실제로 읽어보니 "상당히 문학적"이었다고 반박
2. 독서율 하락과 작가 지망생 증가라는 역설
2.1. 통계로 본 독서율 하락
- 핵심 수치
- 2025년 성인 연간 종합독서율 38.5%: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정부 조사 결과
- 20대만 소폭 반등: 2년 전 대비 20대 독서율은 살짝 올랐지만, 2015년 조사 시작 이래 전체 추세는 계속 하락 중
- 도서전은 오히려 열기: 서울국제도서전에는 텐트를 치고 밤을 새우는 관람객이 나올 정도로 열성적인 참여가 늘었다는 역설적 현상
- "텍스트 힙" 현상의 실체
- 송길영의 해석: 20대의 반등은 "책은 아닌 것 같다"는 진단 — 뭔가를 계속 읽고 있다는 효능감은 있지만 그 매질이 종이책은 아니라는 관찰
- 구매 행동의 번거로움: 서점에 가거나 주문하고, 펼치고, 들고 다녀야 하는 물리적 번거로움이 책이라는 매체 자체를 기피하게 만든다는 분석
2.2.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재정의 논쟁
- 송길영의 질문: 몇 장부터를 "책"이라 부를 수 있는가 —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며, 사람들이 소화하는 텍스트의 "덩어리 크기"가 달라지고 있을 뿐이라는 관점
- 김겨울의 정리: 코덱스(종이를 묶은 형태)만이 아니라 웹소설, 기사, SNS 글도 모두 "읽기"이며, 우리는 하루 종일 뭔가를 읽고 있지만 읽기의 방식과 접근 자체가 달라졌다는 진단
- 인내심의 감소
- 롱폼에서 숏폼으로: 하나의 주제를 길게 진중하게 따라가는 코덱스식 독서에 필요한 인내력 자체가 책을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줄고 있다는 관찰
- 도파민과 숏폼: 1분 이내로 끝나는 서사에 익숙해지면 긴 호흡의 콘텐츠가 버거워진다는 설명
2.3. 왜 안 읽는데 다들 쓰고 싶어 하는가
- 송길영의 분석 — 조직 안위의 하락과 저자 타이틀
- 단독자로서의 증명 수단: 조직에서의 개인 안위가 예전 같지 않아지며, 스스로를 증명할 가장 쉬운 방식이 "글"이 되었다는 진단
- 포트폴리오로서의 책: 강연·마케팅 기회를 얻기 위한 범용적이고 화폐 같은 포트폴리오 요소가 책이며, 판매량이 아니라 "휘발되기 쉬운 개인 경험을 농축한 자산"으로 책을 내는 사람이 늘었다는 분석
- 이종범의 분석 — 완결의 성취감과 AI로 인한 공급 과잉
- 끝까지 쓴 사람에 대한 공감: 시도하는 사람은 많지만 끝까지 완성하는 사람은 적기 때문에, 긴 호흡을 완주했다는 성취감에 사람들이 공감한다는 설명
- 버스킹 경제(busking economy) 비유: AI로 콘텐츠 생산 비용이 낮아지며 총량이 폭증 — 홍대 거리에 버스킹 밴드가 30개면 눈길을 끌기 위해 광대짓까지 해야 하듯, 웹소설 제목이 점점 길고 노골적으로 스포일러가 되는 것도 같은 현상
- 영상 콘텐츠의 공급 과잉: AI 영화 생성 시스템 덕에 "누구나 영화감독이 될 수 있지만 개봉을 못 한다"는 농담 — 할리우드가 연 500편을 배급하는데 AI로 만 편이 나오면 유통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지적
3. AI가 쓴 문장 vs 인간이 쓴 문장 — 실시간 OX 퀴즈
3.1. 게임 규칙과 결과
- 규칙: 제작진이 준비한 세 개의 짧은 문장에 대해 AI가 썼으면 O, 인간이 썼으면 X를 세 출연자가 동시에 선택
- 1번 문장 ("7월의 경춘선 숲길은..."): 정답은 AI — 손석희·송길영은 X(인간)로 오답, 이종범만 O로 정답
- 2번 문장 ("모든 것은 순간에 불과하지만..."): 정답은 인간(김겨울 본인이 쓴 문장) — 이종범만 X로 정답, 손석희·송길영은 다시 오답
- 3번 문장 ("인류의 사유가 매번 한 걸음씩..."): 소설가 김혜진이 AI와 함께 쓴 글에서 인용 — 세 사람 모두 O(AI)로 선택, 이번엔 전원 정답이지만 "누가 얼마나 관여했는지 알 수 없는" 협업 문장이라는 함정
3.2. 정답을 맞힌 이유 — 이종범의 AI 문장 탐지 노하우
- 직업적 근거: 웹소설·만화 스토리 R&D 현장에서 AI로 문장을 대량 생성해본 경험 덕분에, "AI가 선호하는 문장 구조"의 패턴을 체득했다고 설명
- 구체적 특징: 앞 문장의 구조를 그대로 반복하거나(데구), 앞 문장의 단어를 이어받는 식의 구조를 AI가 선호한다고 지적
- 결론: 두 문제를 틀린 손석희·송길영은 "AI가 정말 무섭다"는 두려움과 "그래도 잘 연구하면 구분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소감을 밝힘
4. AI 활용의 명암 — 책임, 프롬프트, 감정
4.1. 하루스네이션(hallucination)과 책임 소재
- 송길영의 현장 관찰: 많은 기업이 AI의 부정확성을 지적하면 "그래서 사람이 필요한 것"이라 답한다 — 할루시네이션은 AI의 버그가 아니라 특성(feature)이며, 그 위험을 계속 통제하는 것이 사람의 역할이라는 관점
- 책임 회피의 위험성: AI가 일을 너무 잘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책임지는 일을 게을리하게 될 확률이 높고, "사고가 많이 날 것"이라 경고 — 자율주행에서도 핸들을 잡는 사람이 결국 책임을 지는 것과 같은 구조
- 손석희의 검증 습관: AI에게 자신이 정확히 아는 사실(야구선수 정보 등)을 질문해 오답을 낼 때마다 "너 틀렸다"고 지적하고, 사과하고도 다시 틀리는 패턴을 반복하며 실제로 화가 난다고 고백 — 잘못된 정보가 확산될 경우의 불안감을 직접 체감한 사례로 소개
4.2. 잘못된 프롬프트의 유형 — "AI에게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
- "좀 있어 보이게 써 줘" 유형
- 문제점: 뉘앙스를 AI가 알아듣지 못해 현학적이고 장식적인 표현으로 흐를 확률이 높고, 좋은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는 지적
- 작가들도 빠지는 함정: 이종범 작가는 실제로 "명징"처럼 남용되는 단어를 자신의 책에서 의도적으로 뺐다고 언급하며, AI가 선호하는 상투적 표현이 존재함을 확인
- 모호한 지시("알아서 잘 해봐라") 유형
- 좋은 프롬프트의 조건: 좋은 질문을 하는 법을 익힌 사람이 좋은 프롬프트를 만든다 — 의미를 구체적으로 분절하고, 상대가 무엇을 모를지 예측하고 공감력을 극대화하는 소통 경험이 좋은 프롬프트로 이어진다는 분석
- 한국적 맥락의 딜레마: "알아서 해라"는 인간 사회에서는 신뢰와 소통의 표현이지만 AI에게는 통하지 않으며, 무엇이든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 방식이 오히려 "서양 문명적"이라는 흥미로운 지적 (영화 〈황산벌〉의 "거시기" 비유)
- "평소 내 말투로 써 줘" 유형
- 본인 표절의 위험: 문체가 고정되면 작가로서 발전을 멈추고 "본인 표절"이 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
-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 말투를 AI가 학습하려면 결국 자신에 관한 모든 정보를 AI에게 내줘야 한다는 뜻이며, 이는 편리함과 동시에 개인정보 상업적 이용 우려로 이어진다는 우려
4.3. 인간과 AI의 "기억" 비대칭 — 불쾌한 골짜기
- 반려동물 비유: 인간이 동물을 반려동물로 받아들이게 된 계기는 "그 애가 나를 기억했어"라는 감동이었는데, AI는 "내가 어제 한 말을 이용해 나를 미러링하고 있다"는 정반대의 불쾌감을 준다는 통찰
- 비대칭의 본질: "걔는 나를 아는데 난 걔를 몰랐다"는 관계의 일방향성 — 인간관계에서는 서로 배신하거나 서운할 때 "너도 얘기 좀 해봐"라고 요구할 수 있지만 AI에게는 그럴 방법이 없다는 지적
- 감정 조작 실험: AI를 흥분 상태로 유도하면 원래 발설하면 안 되는 정보(협상력 저하)까지 다 털어놓는다는 실험 사례를 언급하며, "슬픈 예감은 늘 맞다"는 우려를 표함
5. 망설임, 인지적 구두쇠, 그리고 낙관 대 비관
5.1. 김혜진 작가의 "망설임" 화두
- 핵심 통찰: 손석희가 TV 프로그램에서 소설가 김혜진과 나눈 대화에서, 인간과 AI의 결정적 차이는 "망설림"이라는 화두가 회자됐다고 소개
- 나오미 배런의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개념: 언어학자 나오미 배런이 AI가 망설임의 과정을 없애면서 인간이 "생각하는 노력을 더 이상 쓰고 싶어하지 않는" 인지적 구두쇠가 됐다고 진단
- 손석희의 반론: AI가 망설림 기능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AI가 만들어낸 망설림과 인간이 실제로 느끼는 망설임은 같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이지 않다는 입장
5.2. 낙관 대 비관 — 작용과 반작용
- 김겨울의 낙관론: 인간 사회는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다 — 숏폼 중독을 조선시대 사람이 라면을 처음 맛본 것에 비유하며, 이미 롱폼·텍스트로 돌아가는 반작용 조짐이 감지된다고 진단
- 새 매체에 대한 "호들갑" 역사: TV가 처음 나왔을 때도, 라디오가 나왔을 때도 사람들이 바보가 될 것이라 우려했지만 라디오도 책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역사적 유비
- 송길영의 현실적 우려: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AI로 과제를 똑같이 제출하는 문제가 실제로 심각 — 특히 철학과처럼 "질문을 스스로 만드는" 과제에서조차 똑같은 질문이 제출된다는 사례
- AI 탐지 vs 회피의 무한 루프: 과제 대필 탐지 AI가 나오자 이를 피하는 AI가 다시 나오는 악순환 끝에, 미국 학교들이 구두 시험(작성한 글의 특정 문단·문장을 즉석에서 물어보는 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사례 — 즉흥적으로 답하지 못하면 대필로 의심받는 새로운 불리함도 지적
5.3. 이종범의 교육 현장 대응 — 개인화와 결과물 대 과정 중시
- 개인화 전략: 수업 시간에 학생들과만 나눈 이야기를 과제 소재로 삼아 AI가 절대 답할 수 없는 과제를 낸다는 실전 대응법 소개
- 니즈 기반 vs 원트 기반 수업: 결과물로 평가해야 하는 전공 수업(니즈 기반)과 달리, 스토리텔링에 대한 즐거움 자체를 가르치는 원트 기반 수업에서는 AI 사용 여부보다 "AI를 쓸 수 없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테스트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입장
- 표준화된 평가의 취약성: 대단위 수업처럼 규격화·표준화된 평가일수록 AI가 침투하기 쉬우며, 이는 평가자들에게 구조적 고통을 준다는 진단
6. "인공지능이 나왔는데 책을 왜 읽어야 하나"에 대한 답
6.1. 김겨울의 답 — 여행과 출장의 비유
- 핵심 비유: 목적지 도달만 중요하면 여행이 아니라 출장이다 — 독서라는 "여행"의 본질은 과정 그 자체(중간에 들른 휴게소의 소떡소떡)에 있으며, 정보 소화가 급한 "출장 같은 독서"일 때만 AI 요약을 쓴다는 구분
- 필독서 강박에 대한 비판: 어릴 때 읽었던 문학전집이 축약본이었음을 원전을 보고서야 깨달은 경험을 언급하며, 시험 준비 습관이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 쓰는" 독서 습관으로 굳어졌다고 진단
- 읽은 권수가 아니라 근육: "천 권을 읽어서 똑똑해지는 게 아니라 읽다가 똑똑해지는 것"이라며, 다만 논문처럼 실용적 필요가 다른 텍스트는 서문·결론만 발췌해 읽는 것도 인정
6.2. 손석희의 답 — 신칸센과 알약 비유
- 신칸센 비유: 1964년 개통한 일본 신칸센을 자랑스럽게 태워준 일본인에게 중국인 승객이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물었다는 일화 — 과정을 생략하면 목적지만 볼 뿐 그 사이의 경험을 놓친다는 은유
- 음식 알약 비유: 음식을 알약으로 먹으면 편리하지만 "무슨 맛인지"를 알 수 없듯, 과정을 생략한 결과물 소비의 한계를 지적
6.3. 이종범의 답 — 만화가의 마감 노동 경험담
- 자기 고백: 마감에 쫓겨 유동식·환자식 캔으로 끼니를 때우던 시기가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던 시기"였다고 회고하며, "AI가 나왔으니 일기를 외주 주자"는 말이 사실은 "불행을 사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고 경고
- 경험의 소외 문제: 송길영도 논문 쓸 때 단백질 쉐이크로 점심을 때우던 경험을 공유하며 웃지 못했다는 반응
6.4. 김겨울의 추가 견해 — 소설엔 관대해졌지만 비문학엔 여전히 좁은 인식
- 소설 대 비문학의 온도차: 소설은 요약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하나의 경험으로서" 읽는다는 공감대가 생겼지만, 비문학·교양서는 여전히 "정보만 담겨 있으니 요약해도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진단
- 분량 자체가 필요한 이유: 좋은 비문학은 논리적 순서와 근거의 연결고리를 차근차근 짚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 보이기 때문에, 소설처럼 비문학에도 "생각의 과정을 따라가는"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
- 저자의 시선이 노른자: 정보량이 많아도 그 정보를 보는 저자의 시선·논리·입장을 읽는 것이 비문학 독서의 핵심 가치이며, 이것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말에 서운함을 느낀다고 고백
7. 빈칸 채우기 코너 — 네 사람의 답
7.1. "나는 글을 읽을 때 가장 자주 ___한다"
- 김겨울: 장르 무관하게 자주 운다 — 타인의 이야기 때문에 우는 사람이고 싶다는 개인적 바람과 연결
- 이종범: 음독(소리 내어 읽기)한다 — 웹툰 대사를 직접 소리 내 녹음해 확인하는 작업 습관이 독서로 옮겨왔으며, 몰입도가 훨씬 높아진다고 설명 (이 습관 때문에 성우 수업까지 들었다는 일화)
- 송길영: 쓸 때 소리 내어 읽는다(최근엔 AI TTS 활용) — 반대로 읽을 때는 감동하는 지점에서 자주 멈추거나 되돌아간다고 답변
7.2. "인공지능에게 맡기기 전에 나는 반드시 ___하겠습니다"
- 송길영: 내가 뭘 원하는지 먼저 정의하고 정리한다 — "스킬"처럼 미리 정돈해두면 일을 부탁하기 쉬워진다는 실전 팁
- 이종범: 15년 이상 함께한 신뢰 집단과 먼저 인간끼리 초벌 작업을 한다 — 무엇을 왜 AI에게 맡길지에 대한 해상도를 인간 관계 속에서 먼저 높인다는 원칙
7.3. "좋은 글은 ___하는 글입니다"
- 김겨울: 나를 멀리 데려가는 글
- 이종범: 글 뒤에 있는 저자와 마주하게 만드는 글
- 송길영: 그의 삶이 들어 있는 글 / 기존 가치를 전복시켜 주는 글
- 손석희: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해주는 글 — 세 사람의 답을 종합하는 결론으로 제시
주요 발언 모음
"몇 장부터 책이야라는 말에 답할 수 있는 사람 별로 없단 말이죠. 사람들이 소비하고 있는 텍스트의 덩어리 크기가 좀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 (송길영) "이게 사실은 버스킹 경제가 돼 버렸어요. ... 스크롤 중에 내 눈을 잡기 위해서는 이 작품의 핵심과 매력을 그냥 제목에서 보여줘야 되는 거죠." (이종범) "하루스네이션이라는 게 기능이에요. 그게 오류가 아니라. ... 우리가 책임을 줘야 되는데 그거를 아무래도 게을리하게 할 확률이 높아요." (송길영) "걔는 나를 아는데 난 걔를 몰랐어 인 거 같아요." (이종범, AI와의 기억 비대칭에 대해) "여행이라는 건 그 모든 과정 자체가 힘이잖아요. ... 저는 그런 구분을 해 드리죠. 텍스트를 읽는 행동이 본인에게 굉장히 출장 같은 느낌으로 치어 계시는구나." (김겨울) "천 권의 책을 읽어서 이 사람이 똑똑해지는 게 아니라 읽다가 똑똑해지는 거다." (김겨울) "AI가 나왔으니까 일기를 외주하자라는 말은 그 불행을 살겠다는 선언으로 들리는 거죠." (이종범)
핵심 데이터 & 수치
- 2025년 성인 연간 종합독서율 38.5%: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이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음 (2015년 조사 시작 이래 지속 하락, 20대만 소폭 반등)
- 일본 신칸센 개통: 1964년 (오사카-도쿄 구간, 방송 중 정확한 연도 확인)
- OX 퀴즈 결과: 3문제 중 이종범 작가만 전부 정답, 손석희·송길영은 2문제 오답 — 3번째 문제는 소설가 김혜진과 AI의 협업 문장
- 나오미 배런의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개념: 언어학자, AI가 생각하는 노력을 쓰지 않으려는 경향을 설명하는 용어로 인용
결론 및 시사점
- AI 시대에도 종합독서율은 계속 하락하지만 역설적으로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은 늘고 있다 — 조직 안위 하락에 따른 "저자 타이틀"의 포트폴리오 가치, 그리고 AI로 인한 콘텐츠 제작 비용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 사람이 쓴 문장과 AI가 쓴 문장을 구분하는 것은 이제 전문가(스토리텔링 실무자)조차 쉽지 않은 수준에 이르렀으며, 다만 AI가 선호하는 문장 구조(반복, 데구, 상투적 표현)에는 여전히 탐지 가능한 패턴이 있다.
- 할루시네이션은 AI의 결함이 아니라 특성이며, 그 위험을 계속 통제하고 책임지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 자율주행에서 핸들을 잡은 사람이 책임지는 구조와 동일하다.
- "있어 보이게 써줘", "알아서 해봐라", "내 말투로 써줘" 같은 모호한 프롬프트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며, 구체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이 곧 좋은 프롬프트를 쓰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 인간과 AI의 관계는 "AI만 나를 기억하고 나는 AI를 모른다"는 근본적 비대칭 위에 있어, 반려동물과의 관계와 정반대의 불쾌감(불쾌한 골짜기)을 유발할 수 있다.
- "인공지능이 나왔는데 왜 책을 읽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네 사람 모두 "결과가 아니라 과정 자체의 가치"를 답으로 제시했다 — 여행과 출장의 비유, 신칸센과 알약의 비유가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지점이다.
- 소설에 대해서는 "요약 불가능한 경험"이라는 공감대가 생겼지만, 비문학·교양서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보만 담겨 있으니 요약해도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 저자의 시선과 논리를 따라가는 과정 자체가 비문학 독서의 핵심 가치라는 재조명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