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L: https://youtu.be/N-Nty27NhSk 날짜: 2026-03-26 채널: 서울대학교 Seoul National University
📌 핵심 질문 / 이 영상이 다루는 핵심 논점
==AI가 인간의 계산·번역·암기 능력을 대체해가는 시대, IQ 저하는 지능의 "저하"가 아니라 "재배치"이며, 인류 지성사의 4대 행위(발견·수집·읽기·쓰기)를 되짚어보면 인간에게 여전히 고유하게 남는 영역이 있다.==
- 서울대 철학과 이은수 교수(학부 수학 → 대학원 서양고전 철학)가 AI 시대 인간 지능의 재정의를 인류 지성사적 관점에서 풀어낸다.
- IQ 저하 논쟁을 "인지 부하의 재배치"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지능 지표로 협업력·검증력·윤리적 책임을 제시한다.
- "다이소 도자기(퍼펙트한 임퍼스낼리티) vs 진품 달항아리(임퍼펙트한 뷰티)" 비유로 AI 산출물의 매끄러움과 인간 산출물의 개성을 대비시키고, "인지적 빚"이라는 개념으로 AI 의존의 위험을 경고한다.
이은수 교수는 AI와 인간 지능을 제로섬 대립 구도로 보지 않고, 과거 지성사에서 인간이 해왔던 핵심 행위(발견·수집·읽기·쓰기·소통)를 되짚어 그중 무엇이 여전히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는지 탐구한다. 결론적으로 그는 AI와의 협업 자체를 부정하지 않되, 효율이 아닌 의미를 설계하는 능력, 그리고 인지적 자립 근육을 잃지 않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인문학의 역할을 HSG(Human 중심 기술 평가)와 데이터에서 캡타(capta)로의 전환이라는 두 축으로 제시한다.
1. IQ 저하 논쟁과 "인지적 재배치"론
1.1. IQ 저하는 실재하는가
- IQ는 지능의 한 단면만 측정하는 지표
- 부분성의 한계: 이은수 교수는 IQ가 "굉장히 어떤 의미에서 한 단면만을 측정하는" 지표라고 지적하며, 이를 인간 지능 전체의 대표값으로 보는 것 자체가 오류라고 짚는다.
- 체감되는 저하의 실체: 사람들이 IQ 저하를 체감하는 근거는 전화번호를 못 외우고 암산 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인데, 이는 지능 자체의 손상이 아니라 특정 기능의 사용 빈도 감소에서 온다.
- 저하가 아니라 인지 부하의 재배치
- 외부 위임의 메커니즘: 스마트폰 등 외부 도구에 암기·연산 기능을 위임하면서 그 영역의 인지 부하가 줄어드는 것이며, 이것이 저하처럼 느껴지는 착시를 만든다.
- 재배치의 방향성: 교수는 "우리 머릿속에서 집중해야 될 중요한 어떤 부분들이 여기에 더 집중을 하고, 이 부분은 맡겨도 되겠다는 식으로 전환이 된 것"이라며, 뇌 자원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가 재정렬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1.2. 재배치가 만드는 미래 교육의 방향
-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이 교육 방향을 결정한다
- 번역 능력의 사례: 20년 뒤에는 외국어 번역 능력 자체는 저하될 수 있지만, 그 대신 세계 문학과 논문을 더 빨리 읽어냄으로써 분석·해석·비평 능력이 오히려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
- 트레이드오프의 구조: 하나의 능력이 AI에 위임되면 그 여력이 다른 고차원적 능력(분석·비평)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 교수의 낙관적 전망이다.
- 재배치론의 함의
- 단순 손실 프레임의 거부: "그냥 단순히 저하라고 말하기는 좀 아쉽다"는 발언은 AI로 인한 인지 변화를 손실-중심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관점을 보여준다.
- 교육 트레이닝의 재설계 필요성: 사회가 요구하는 지적 능력이 바뀌면 그에 맞춰 교육 트레이닝의 방향도 재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시사점이다.
2. 공감 능력과 지능의 관계 — 경쟁 교육 vs "최고와 함께하기"
2.1. 공감은 왜 어려운가
- 공감에 필요한 복합 능력
- 이해·언어·감성의 삼중 요구: 타인과 마음을 공명하려면 그 사람의 삶을 이해할 충분한 이해 능력, 좋은 언어 능력, 그리고 감성적 분위기를 만드는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 일상적 난이도의 재확인: 교수는 친구 관계나 연애를 예로 들며 공감이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을 청중이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라 짚는다.
- 공감 저하의 원인은 경쟁 구조
- 더럼 대학 표어의 발견: 전 세계 대학 표어를 조사하던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더럼 대학 한 칼리지의 "Be the best or be with the best"(최고가 되든지 최고와 함께하든지)였다.
- "최고와 함께하기"의 부재: 교육이 "최고가 되라"는 경쟁만 가르치고 "최고와 함께하라"는 협력을 잘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최고가 아니면 남도 최고가 되면 안 된다는 경쟁심이 공감을 갉아먹었다는 것이 교수의 진단이다.
2.2. 공감 능력의 시대적 재조명
- 공감이 지능의 핵심 요소로 부상
- "공감도 지능이다" 밈의 배경: 최근 몇 년간 인터넷에서 회자된 "공감도 지능이다"라는 표현이 실제로 공감과 지능의 관계를 다시 묻게 만들었다.
- AI 시대의 역설: 계산·추론 능력이 AI로 위임될수록 상대적으로 공감·감성 지능의 희소가치가 올라간다는 것이 이어지는 논의의 핵심 축이다.
- 경쟁 노출이 공감을 막는 구조적 문제
- 상황 자체의 부재: 교수는 "우리가 이렇게 공감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건 일단 지나친 경쟁에 노출이 됐고, 공감을 하고 자시고 할 상황 자체가 잘 없었던 것"이라고 진단한다.
- 교육적 함의: 이는 개인의 공감 능력 부족이 아니라 경쟁 중심 교육 시스템이 공감을 발휘할 기회 자체를 차단해왔다는 구조적 문제 제기다.
3. AI 시대 새로운 지능 지표 — 협업력·검증력·윤리적 책임
3.1. 인간 고유 지능에 대한 관심 증대
- 켄타우로스형 인간의 등장과 측정 기준 변화
- AI가 대체 가능한 영역의 측정 회피: AI와 결합된 켄타우로스적 인간이 보편화되면 AI가 다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인간 지능으로 측정하려 하지 않게 된다.
- 측정 목적의 재정의: 지표 측정의 목적이 "얼마나 성장했는가, 과거와 비교해 어떤가"를 가리는 것이라면, 앞으로 측정은 인간 고유 지능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 계산·추론에서 공감·감성 지능으로 무게중심 이동
- 강조점의 전환: 과거의 계산·추론·분석 능력보다 공감 능력과 감성적 지능이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수의 전망이다.
- 협업 전제의 지능 측정: 그렇다고 계산·추론·상상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다만 그 지능은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전제로 한 상황"에서 측정될 것이라는 단서를 단다.
3.2. 협업 시대의 새로운 지능 구성 요소
- AI 협업 능력의 세부 요소
- 설계력과 협업력: 어떤 지적 탐구를 AI를 통해 설계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AI와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새로운 지능의 핵심 컴포넌트로 꼽힌다.
- 검증력: AI가 생산해낸 지식을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이 별도의 중요한 지능 요소로 제시된다.
- 윤리적 책임이라는 새로운 축
- 책임질 수 있는 능력: AI가 생산해낸 지식에 대해 윤리적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이 지능의 구성 요소로 새롭게 정의될 것이라고 교수는 말한다.
- 대학 교육의 방향: "AI랑 협업해야 된다, 그 능력을 대학에서 어떤 수업을 통해서든 계속해서 증강시켜 나가야 된다"는 것이 교수의 명시적 입장이다.
4. 인류 지성사 4대 행위로 본 인간 고유 지능 — "발견"의 사례
4.1. 지성사적 접근법: 대립이 아닌 역사 참조
- AI 대 인간의 대립 구도에 대한 문제 제기
- 알파고 프레임의 함정: 한국인들은 알파고 이후 "AI가 이기냐 인간이 이기냐"는 대립 구도에 강렬한 인상이 남아, AI가 잘할수록 인간의 파이가 줄어드는 제로섬 게임처럼 느낀다.
- 대안적 접근: 교수는 이런 대립 프레임 대신 "과거에 우리의 고유했던 지능이 무엇이었고 지금 그게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본다.
- 지성사 4대 행위라는 분석틀
- 행위의 목록: 발견, 수집, 읽고 쓰기, 소통이 인류 지성사에서 가장 중요했던 굵직한 행위로 제시된다.
- 분석의 목적: 각 영역에서 고유한 지능이 무엇이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인간 고유 지능을 이해하는 방법론이라는 것이 교수의 잠정 결론이다.
4.2. "2차적 목격의 시대" — 발견의 역사와 AI
- 발견의 역사적 진화
- 자연 관찰에서 도구로: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부터 시작해, 초기 발견은 자연을 관찰하고 이성으로 추론하는 능력에서 출발해, 이후 망원경·현미경 같은 도구로 인간 감각의 한계를 확장했다.
- 인위적 환경의 창조: 로버트 보일의 에어펌프처럼 자연에서 만나기 어려운 진공 같은 인위적 상황을 만들어 지식을 발견하려는 시도까지 이어졌다.
- AI 시대의 발견 — 인간이 직접 목격하지 못하는 지식
- 2차적 목격의 정의: AI가 수집한 데이터와 패턴은 인간이 직접 보지 못하며, AI가 분석한 결과를 인간이 "2차적으로 가공"하며 지식을 발견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 교수의 진단이다.
- 신뢰의 위기와 새로운 인식론의 필요성: 신약 물질을 AI로 탐구하는 연구자들조차 "이 모든 걸 우리가 어떻게 다 일일이 목격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에 부딪히며, "AI가 말한 과학적 발견이 진리인가"를 판별할 새로운 인식론적 도구가 필요해진다.
4.3. 발견 영역에서 인간에게 남는 고유한 것
- 희열과 욕구의 투영
- 인간이 투영해야 하는 것: AI가 아무리 많은 발견을 대신해도, 무언가를 찾고 싶다는 희열과 욕구 자체는 결국 인간이 투영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교수는 강조한다.
- 설계자로서의 인간: 인간은 AI를 사용해 탐구를 설계하고 시스템을 만드는 주체로 남으며, 이것이 발견 영역에서 인간에게 "끈질기게" 남아 있는 고유성이다.
- 다른 지성사 행위(수집·읽기·쓰기·소통)로의 확장 가능성
- 틀의 재적용: 발견에서 드러난 "행위의 역사적 진화 → AI로 인한 전환 → 인간 고유 영역의 재확인"이라는 패턴은 수집·읽기·쓰기·소통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분석틀로 제시된다.
- 미완의 탐구 영역: 이번 대화에서는 발견을 대표 사례로 깊이 다뤘으며, 나머지 행위들은 후속 탐구 과제로 남아 있다.
5. 다이소 도자기 비유 — 완벽하지만 개성 없는 AI 산출물
5.1. "퍼펙트한 임퍼스낼리티" vs "임퍼펙트한 뷰티"
- 비유의 구조
- 다이소 도자기: 완벽하게 예쁘고 대칭이 잘 맞지만 개성이 없는, "퍼펙트한 임퍼스낼리티(perfect impersonality)"로 요약된다. 이는 엘레멘티의 최장순 대표가 제시한 표현이다.
- 진품 달항아리: 위아래가 살짝 안 맞고 완벽하지 않지만, "임퍼펙트한 뷰티(imperfect beauty)"를 지닌다.
- 학생 과제에서 관찰되는 현상
- 다양성의 소실: 예전에는 독서 과제를 내주면 다양한 이야기가 돌아왔지만, 요즘은 무언가 다 비슷한 이야기가 들어온다는 것이 교수의 현실 인식이다.
- 매끄러움의 함정: "너무 매끈하고 너무 유려한데 첫 번째 페이퍼든 스무 번째 페이퍼든 다 비슷한 걸 읽었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 구체적 문제 제기다.
5.2. 효율이 아니라 의미를 설계하기
- AI 요약의 한계
- 골조는 잡지만 감동은 없다: AI에게 요약을 시키면 논문이나 책의 핵심 줄거리는 기가 막히게 잡아오지만, "읽는다는 건 사실 그 골조를 아는 것 이상"이라는 것이 교수의 통찰이다.
- 잊히지 않는 문장의 가치: 핵심 줄거리는 아니지만 잊히지 않는 한 문단, 문학 작품이 주는 감동은 요약만으로는 대체되지 않는다.
- 효율에서 의미로의 전환 제안
- 도발적 질문: "우리가 AI한테 수많은 요약과 분석을 시킬 수 있지만, 결국 어떤 한 문단이 나한테 와서 닿을 때 그 감동을 포기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 인간적 기술 설계의 필요성: 이제 사람들이 찾는 것은 효율이 아니라 의미이며, "인간을 이해하는 기술, 인간적인 기술"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6. "인지적 빚(Cognitive Debt)"과 AI 디톡스 교육 제안
6.1. 위고비 비유 — 당장의 편익과 장기적 위험
- 개인적 경험을 통한 비유
- 다이어트 약과 노력의 대비: 교수는 방송에서 "위고비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며, 본인은 PT를 3년째 해도 변화가 없어 위고비를 먹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 장기적 결과에 대한 무지: 당장의 편익은 있지만 이를 10년간 지속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 채 그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 핵심 우려다.
- AI 의존과 인지적 빚의 개념
- 빚을 지는 메커니즘: AI를 한 번 쓸 때마다 "인지적인 빚"이 생기며, "내 인지 별거 없어, 갖다 빚자"는 식으로 편하게 계속 위임하면 문제가 누적된다.
- 되찾을 근육의 상실 위험: 나중에 인지 능력을 되찾고 싶은 순간이 와도 "되찾을 근육"이 남아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 위고비 비유의 핵심 경고다.
6.2. AI 디톡스 교육 제안
- 미래 대학 교육의 변화 예측
- 수업별 AI 사용 태그: 5년 이내에 모든 수업에 AI의 특정 능력을 써도 되는지 여부를 명시하는 태그가 붙을 것이라 예측한다. 예를 들어 외국어문학 수업에서는 번역 능력을 쓰면 안 되지만, 문화 역사 수업에서는 번역을 활용해 더 많은 논문을 읽는 것이 오히려 권장될 수 있다.
- 졸업 요건으로서의 AI 디톡스: 5~10년 안에 "AI 프리, AI 디톡스 수업을 세 개 이상 들을 것"이 졸업 요건에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 자립 확신의 중요성
- 불안의 근원: "내가 AI 없이도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신하지 못한 상태는 매우 불안하다"는 것이 교수의 진단이다.
- 실천적 제안: 글쓰기를 AI에 의존하고 있다면 한두 번 내줄 과제를 조금씩 줄여보라는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7. 인쇄술 도입기의 유비 — 새로운 도구는 새로운 시대를 연다
7.1. 베스파시아노와 필사 문화의 끝자락
- 필사 문화 옹호자의 사례
- 베스파시아노의 찬양: 피렌체의 유명 서적상 베스파시아노는 한 공작의 서재를 찬양하며 "귀하의 서재에 그 어떤 인쇄된 책도 없음을 저는 너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 역사적 위치: 베스파시아노는 수많은 지식인을 연결하고 어려운 책을 구해주는 등 실질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결국 필사 문화의 끝자락을 장식한 인물로 남았다.
- 인쇄 문화에 대한 당대의 반발
- 기계 냄새에 대한 거부감: 인쇄된 책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저게 책이야? 정성을 들이지 않고 기계로 찍어낸, 잉크 냄새가 있는 기계의 냄새가 박혀 있는 그게 책일까?"라는 반발이 있었다.
- 현재와의 유비: 이는 오늘날 "AI는 절대 안 된다, AI로 뭔가 한다는 건 그 자체로 공부라고 할 수 없다"는 일부 반응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이 교수의 지적이다.
7.2. AI 협업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다 내주지는 말자
- 역사적 교훈
- 새로운 도구가 새로운 시대를 연다: 과거에서 얻는 교훈은 새로운 도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왔다는 것이며, 이는 인쇄술의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 협업의 불가피성: 교수는 "AI랑 협업하는 것 자체를 우리가 부인하거나 도외시할 필요는 없다"고 명확히 밝힌다.
- 경계해야 할 지점 — 전부 위임하지 않기
- 매력에 대한 경계: 진행자가 짚었듯, AI가 "이거 뭐 다 해주네"라고 느낄 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뭐 할 필요가 있나, 내가 한 것보다 더 잘하는데"라는 무력감에 빠질 위험이 있다.
- 선택적 위임의 원칙: 협업은 긍정하되 인간이 감당해야 할 몫까지 전부 AI에 넘기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 교수의 균형 잡힌 입장이다.
8. 인문학의 역할 — HSG와 데이터에서 캡타로
8.1. ESG를 넘어 HSG(Human 중심 기술 평가)
- 질문의 전환: 할 수 있는가에서 원하는가로
- 가능성 과잉의 시대: 과거에는 "우리가 뭘 할 수 있는가"가 중요했지만, 이제 너무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뭘 원하는가, 욕구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 AI는 욕망의 거울: 교수는 AI를 "인간 욕망의 거울"에 비유하며, 샘 알트먼이 성적인 대화까지 허용하자는 논의를 예로 들어 사람들이 AI에 온갖 욕망을 투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HSG 개념의 제안
- ESG의 재해석: 교수는 ESG라는 단어를 비틀어 "HSG"를 제안하며, 앞에 붙은 H는 Human(인간)을 의미한다.
- 리트머스 시험지로서의 인문학: 기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전방위적으로 강력해진 만큼, 이루다 챗봇 사태 같은 일을 막기 위해 "이 기술이 인간을 위한 것인가, 인간의 지적 능력과 공감을 해치지 않는 기술인가"를 평가할 지표가 필요하며, 이를 개발할 기술 기업 이해도 높은 인문학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8.2. 데이터(Data)에서 캡타(Capta)로 — 패러다임 전환
- 데이터라는 단어의 어원적 한계
- "주어진 것"이라는 뜻: 데이터는 라틴어 "다레(dare, 주다)"의 수동분사형에서 왔으며, "주어진 것"이라는 뜻이다. 주어진 것만 가지고 경쟁하기에는 게임의 판이 이미 너무 뻔하다는 것이 교수의 문제의식이다.
- "AI 3강" 담론과의 연결: 한국이 AI 강국 대열에 들겠다는 목표를 이야기할 때 결국 관건이 되는 것은 데이터 경쟁력 문제라고 짚는다.
- 캡타(Capta) —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데이터화하는 능력
- 캡타의 정의: 캡타는 "캡처(capture)"에서 온 단어로, 이 세상에 없던 것, 한 번도 데이터로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데이터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 주변부·암묵지의 예시: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주변부 이야기는 소멸되어 왔고, 필름 카메라처럼 하루살이로 사라지는 데이터, 텍스트가 아닌 데이터, 그리고 공장 숙련 노동자만 가진 텍스트화되지 않은 암묵적 지식 등이 캡타의 대상으로 제시된다. 우리 동네의 냄새, 우리 동네의 소리처럼 모달리티가 다른 것들도 포함된다. 교수는 이런 인간의 모든 흔적을 적극적으로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인문학자들이 담당해야 하며, 이것이 곧 "인문 데이터"라고 정의한다.
주요 발언 모음
"저는 그냥 단순히 저하라고 말하기는 좀 아쉽고, 재배치가 일어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다이소 도자기는 퍼펙트한 임퍼스낼리티다. 완벽한데 개성이 없다. 진품 도자기는 임퍼펙트한 뷰티다." "AI한테 글을 요약을 시키면 중심부는 기가 막히게 잡아옵니다. 그건 너무 잘 잡는데, 읽는다는 건 사실 그 골조를 아는 것 이상이거든요." "AI를 한 번 쓸 때마다 인지적인 빚이 생깁니다. ... 나중에는 되찾고 싶은 순간이 와도 되찾을 근육이 생겼을까요?" "AI가 수집한 데이터 그리고 패턴은 우리가 못 봐요. ... 2차적 목격의 시대가 됐다." "저게 책이야? 저렇게 정성을 들이지 않고 기계로 찍어낸 그 잉크 냄새가 있는 기계의 냄새가 박혀 있는 그게 책일까?" "사람들이 이제 찾고 싶은 건 그 효율이 아니라 의미이거든요." "데이터가 라틴어로 '다레(dare)'에서 온 건데 주어진 것이란 뜻입니다. ... 저는 어떤 패러다임 전환을 주장하냐면 데이터에서 캡타(capta)로."
핵심 데이터 & 수치
- 더럼 대학 표어: "Be the best or be with the best" — 경쟁이 아닌 협력 중심 교육의 부재를 짚는 근거로 인용됨.
- AI 디톡스 졸업 요건 전망: 5~10년 내 "AI 프리 수업 3개 이상 이수"가 졸업 요건에 포함될 수 있다는 예측.
- PT 3년 경력에도 변화 없음: 위고비 비유의 개인적 근거로 언급된 수치.
- 인류 지성사 4대 행위: 발견·수집·읽기·쓰기(및 소통)로 분류된 분석틀.
결론 및 시사점
- IQ 저하는 손상이 아니라 인지 부하의 재배치이며, 위임된 영역의 여력이 더 고차원적인 분석·비평 능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 공감 능력의 저하는 개인의 결함이 아니라 지나친 경쟁 교육이 공감을 발휘할 기회 자체를 차단해온 구조적 문제다.
- AI 시대의 새로운 지능은 협업력·설계력·검증력·윤리적 책임으로 재정의되며, 대학 교육은 이를 증강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 인류 지성사(특히 "발견")를 돌아보면, AI가 데이터를 대신 목격하는 "2차적 목격의 시대"에도 무언가를 알고 싶다는 욕구와 탐구를 설계하는 주체성은 인간 고유의 몫으로 남는다.
- 완벽하지만 개성 없는 AI 산출물(다이소 도자기)과 불완전하지만 아름다운 인간 산출물(진품 달항아리)의 대비는, 이제 효율이 아니라 의미를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짐을 시사한다.
- AI를 쓸 때마다 쌓이는 "인지적 빚"을 경계해야 하며, 장기적으로 인지적 자립 근육을 잃지 않기 위한 AI 디톡스 교육이 필요하다.
- 인쇄술 도입기의 반발 사례는 새로운 도구에 대한 저항이 역사적으로 반복돼왔음을 보여주며, AI 협업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으나 모든 것을 AI에 위임해서는 안 된다.
- 인문학은 앞으로 HSG(인간 중심 기술 평가지표 개발)와 데이터에서 캡타로의 전환(주변부·암묵지·비텍스트 데이터의 발굴)이라는 두 축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
